피지컬 컴퓨팅과 ChatGPT가 결합한 프로젝트형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어떤 수업인지 소개해 주세요.

학생들이 각자의 흥미에 맞게 피지컬 컴퓨팅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현하는 프로젝트 방식 수업입니다.  ChatGPT는 프로젝트 보조도구로 활용되고요.

먼저 피지컬 컴퓨팅이 무엇인지 설명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이용해,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 가능한 물리적 시스템 혹은 현실 세계 속 데이터를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입력받아 소프트웨어로 처리한 후, 그 결과를 모니터 등 다양한 장치로 출력하는 것을 말해요. 간단하게 프로그래밍한 결과를 현실 세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초반에는 피지컬 컴퓨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프로젝트 경험이 없다 보니,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을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ChatGPT에게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질문하거나, 프로젝트 진행 도중 만난 에러를 해결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했습니다. 피지컬 컴퓨팅이 중심이었던 수업에 ChatGPT가 보조 도구로 활용되면서 피지컬 컴퓨팅과 ChatGPT를 결합했어요.

이 수업에서 만든 작품 하나를 예로 들면,  라즈베리파이피코로 만든 피아노입니다. 이 작품은 버튼을 누르면 피아노 계이름에 따른 소리가 나고 이렇게 소리가 날 때마다 LED 불빛이 반짝여요.

피지컬 컴퓨팅 수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대입에 필요한 과목이 아니면 잘 안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 아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은 쉽고 재밌다’를 알려주고 싶은 야망이 있어요 (웃음). 

그 한 가지 방법이 바로  프로그래밍한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피지컬 컴퓨팅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배우고 따라 해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진행하고 있어요. 요즘은 AI 관련 기술이 넘쳐 나잖아요? 학생들은 앞으로 AI 시대에서 살아갈 것이고, 이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AI 관련 기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피지컬 컴퓨팅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만의 노하우나 팁이 있을까요?

피지컬 컴퓨팅 수업을 할 때 조별로 진행해요. 각 조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거나 관심 있는 친구를 한 명씩 배치해요. 그러면 그 친구가 선생님을 도와 다른 학생을 도와줄 수 있고, 그렇게 배운 학생이 다른 친구를 도와주면서 실력이 더 느는 모습을 볼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수업 시간마다 간단한 과제를 줘서 실제로 응용해 볼 수 있게 수업을 구성하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피지컬 컴퓨팅 수업 진행을 진행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피지컬 컴퓨팅 수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교구가 필요합니다. 어떤 교구를 이용해서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면,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피코, 마이크로비트 중 어떤 걸 사용할지, 교구 선정이 가장 먼저 돼야 합니다. 이후 수업 시간에 활용할 센서 개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센서 8개 정도를 다룬 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너무 많은 부품을 다루면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진행 시간도 부족하더라고요. 

사용할 센서를 정했다면 하나씩 제어해 보는 걸 추천해요. 오류 상황과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거든요. 센서를 직접 제어해 보고 간단한 작품 하나를 만들어 보면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나게 올라가요.

다음 그림은 순서대로 초음파 센서, 버저(스피커), LED 조명인데요, 이것들을 설계에 맞게 작품에 연결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선생님은 테크 수업을 준비할 때 어디에서 정보나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다양한 뉴스레터와 유튜브에서 정보를 접해요.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테크 기술들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현황은 어떤지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테크 기술 관련 뉴스레터를 매주 3~4개 구독하고 있습니다. 공학도서관 뉴스레터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어떤 식의 수업 진행에 학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나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학생들이 배우고 실습한 것이 실생활에 사용될 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실제로 ChatGPT는 모든 과목에 활용할 수 있어 학생들이 한번 사용해 보면 이후에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많이 쓰더라고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 강사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활동에 관해 소개 부탁드려요.

서울시 교육청 융합과학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초·중등 과학(융합) 체험활동 직무연수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다른 기관 연수 강사로도 여러 번 출강했어요. 연수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수강하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으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어요. 이렇게 얻은 아이디어로 연수 내용을 더 풍부하게 업그레이드합니다. (웃음)

늘 그렇지만 부담감이 매우 큰 게 힘들어요. 선생님 간의 편차도 있고 강의 내용, 수준을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아직도 안 잡히거든요. 수업과 마찬가지로 선생님들 간의 편차를 줄이는 게 힘든 것 같아요.

공학도서관 프로그램을 처음 정규 교육에 적용하셨는데, 공도 자료로 수업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지난해 동아리 활동으로 공학도서관에서 진행하는LG CNS AI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에는 포르쉐 과정에 참가해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LG CNS AI 교육은 AI 챗봇,  AI 자율주행 물류 로봇, 스마트 데이터랩 수업으로 구성돼 AI 관련 기술과 코딩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포르쉐 과정을 통해서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경험을 했어요

두 프로그램 모두 인공지능을 활용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실습을 제공하는데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활동이라 학생들의 흥미도 높더라고요. 이렇게 공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 중에 관심 있는 부분을 보면서 좋은 수업 아이디어를 얻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