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생님들은 테크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까요? 현직 동료 교사들의 테크 수업 비법을 공개합니다. 이번 공도피플 주인공은 대구 대륜중학교 정보 교사 홍대화 선생님입니다.
홍 선생님은 자신의 삶과 연관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테크 교육 흥미와 성취도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더 나아가 실제 구현까지 할 수 있는 교내 창의융합공간을 직접 구축하셨을 정도로 열정적이십니다. 홍 선생님은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을 하고 있을까요? 공도가 직접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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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륜중학교 기술 및 정보 교사로 재직 중인 홍대화입니다. 학교에서는 교육연구부장을 맡고 있고, 대륜고 소인수 선택과목으로 공학 일반, 지식재산 일반을 지도하고 있어요. 주말에는 대구과학영재교육원 발명 영재 학생들과 각종 프로젝트 및 탐구활동도 하고 있어요.
올해 저희 학교가 교육청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선도학교, 융합 교육 선도학교, 인공지능 선도학교, 메이커 교육 선도학교 등에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어요. 교내 창의융합공간 마련도 이런 활동의 일환이죠.
학교 업무 외에도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교육 선도학교 지원단원과 4세대 지능형 나이스 현장 자문단 대구 대표직을 맡고 있어요. 최근에는 동료 교사 30명과 함께 자발적인 교육 혁신 실천 모임도 진행 중이에요. 동료들과 교육 혁신 모델을 만들고, 기업 및 대학교 협업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에게 더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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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생님이 구축한 창의융합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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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화 선생님이 만든 메이커 스페이스 모습 @공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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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창의융합공간은 학생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직접 구현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세 가지 핵심 공간과 준비실로 구성돼 있어요.
첫 번째 공간은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에요. 3D 프린터를 비롯해 각종 공구, 목공기계를 사용해 아이디어 물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이죠. 창의적 제작 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라 ‘상상제작소’라고도 불러요.
두 번째 공간은 메이커 랩(Maker Lab)이에요. 아이디어 구현 작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만큼 설계와 코딩 작업에 적합한 연구 공간이에요.
세 번째 공간은 정규 수업과 아이디어 협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술실로 현재 80% 이상 완성됐어요. 메이커 테크(Maker Tech)라는 이름을 고려하고 있어요.
이 세 가지 핵심공간과 별개로 메이커 허브(Maker Hub)가 있는데요. 학생들이 소모임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준비실 겸 동아리실 역할을 해요. 여기서 여러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섞이고 확장되죠. 말 그대로 아이디어 확장의 중간 역할을 해 메이커 허브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세 가지 핵심 공간의 시작점이자 지원터라고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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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의융합교육공간을 구축한 계기와 구축 과정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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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랩에서 실습 중인 학생들의 모습 @공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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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메이커 활동과 공학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창의융합교육공간도 그 일환이에요. 세 가지 핵심 공간의 구축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우선순위는 없었고, 교육청 공모사업으로 마치 벽돌 깨기 게임을 하듯이 하나씩 만들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예산을 학교가 아닌 교육청과 창의재단 등에서 지원받아 구축했죠.
창의융합교육공간은 학생들이 자발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그래야 모여서 활동도 하고 연구도 할 테니까요. 그래서 쾌적한 환경은 물론, 학생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과 만화책 등 오락적 요소도 갖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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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의융합교육공간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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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수업 중인 홍대화 선생님 @공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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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생들에게 흥미나 동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학생이 주제가 본인의 삶과 관련 있다고 느낄 때 쉽게 발생하죠. 그래서 주로 실생활이나 삶과 관련된 주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데 집중하게끔 도와요. 많이 알고 있는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과 비슷하죠.
그리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에서 칭찬을 주고받으며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긍정적인 동기가 생기면, 발표로 공유를 실천하는 거죠. 일단 결과물을 남에게 공개하려면, 아무래도 혼자만 알고 끝낼 때보다 더 노력하게 되니까요.
보통 생활과 밀접한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관심 받을 만한 내용이 많아요. 발표를 보고 교사나 다른 반 학생 등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 “이게 우리 일상에 어떻게 도움 되는 거야?” 등의 질문을 해요. 그럼 학생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각하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죠. 이렇게 피드백을 받아 아이디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게 공유의 장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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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의 삶과 연계된 주제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학생들이 어떻게 이를 해내나요?
단순히 현재의 불편한 점을 찾으라고 하면 학생들이 어려워해요. 그래서 공감에 기반한 일종의 페르소나를 적용하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최근 의료대란 이슈를 예로 들면, 가족이 위급한 상황임에도 어떤 응급 처치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해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거죠.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 여러 대화를 나누며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문제를 발견해요. 저는 옆에서 학생들 의견에 피드백을 주면서 문제 발견을 돕습니다.
페르소나 과정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진행돼요. 억지로 학습을 유도하는 걸 권장하지 않는 요즘 교육 트렌드와도 잘 맞죠. 만약 학생이 스스로 인구 급증 이슈를 문제라고 인식했다면, 자연스럽게 관련 데이터 차트가 궁금할 거예요. 저는 이때 ‘이 차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차트 작성 시 기본 데이터 전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등을 가르쳐 주며 심화 학습을 유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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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의융합공간에서 진행된 ‘SDGs 창업 메이커 캠프’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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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메이커 캠프에서 발표 중인 학생들 모습 @공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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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SDGs 창업 메이커 캠프’(이하 ‘창업 메이커 캠프’)는 2021년부터 운영한 ‘샛별 창의융합 캠프’의 확장 프로그램이에요. 창의성 기초 역량 함양을 위한 기존 프로그램에 ‘지속가능한 개발발전목표(SDGs)’를 접목했죠.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과 연계된 사회 기여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를 심어주는 게 목표예요.
‘창업 메이커 캠프’는 1년 과정이에요. 본격적인 캠프 시작 전 ‘메이커 기초 교육 캠프’와 ‘메이커 심화 캠프’에서 디자인 싱킹, SDGs를 이해할 수 있는 현장 체험 및 진로 특강, 아두이노와 인공지능 교육을 진행해요. 이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창업 메이커 캠프’에서 한 달 동안 결과물을 도출하고 발표회를 개최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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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메이커 캠프 산출물 발표회 모습 @공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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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성격에 따라서 참가 학년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보통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정을 선택하게 하고 있어요. ‘창업 메이커 캠프’의 피날레는 결과물 발표인데, 완성도가 떨어져도 자신의 결과물을 제출해 끝까지 완주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이런 경험이 학생들의 내면 성장과 연결되니까요.
‘창업 메이커 캠프’가 중학교에서 진행되지만, 저는 관련 내용을 참여 학생 생활기록부 자율 활동이나 진로 활동에 모두 기록해요.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할 때,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단 중학교에서 경험한 프로젝트를 심화하기 더 쉽겠죠? 중학교에서의 경험을 고등학교 정규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 등에 적용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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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업 메이커 캠프’를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전국 대회를 목표로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학생도 너무 멋있죠. 그런데 아두이노를 연결한 태양광 자동차같이 간단한 구조의 결과물을 제출해도 즐겁게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는 ‘창업 메이커 캠프’가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이나 진로 찾기에 도움이 되길 바라요. 이런 취지를 이해하고 과정을 즐기는 학생들은 어쩔 땐 제가 곤란할 정도로 자주 찾아오기도 해요. 결과물 완성도를 떠나 이런 모습 자체가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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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딩 등 테크 수업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이런 학생들은 보통 코딩 교육 중 코드 입력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그 자체를 재미없어 해요. 스크래치나 엔트리 같은 프로그램은 코드 블록을 직접 움직이고 캐릭터 동작을 볼 수 있어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파이썬 등 텍스트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는 확실히 단순한 재미가 부족해요.
그래서 파이썬 내장 함수를 활용해 로봇을 움직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코딩 문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고 있어요.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며 즉각적인 흥미를 느끼게 하는 거죠.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기초 학습 후 로봇 교구를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하는데 집중력과 흥미를 높이는 효과가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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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딩 등 테크 수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동료 선생님들께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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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학교에 테크 역량이 우수한 선생님이 계시다면, 그분께 밀착해 배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우수 사례가 있으면 담당 부서 주관으로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는 방법도 있고요. 일종의 전문 학습 공동체 형태로 배우는 겁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나 각 교육청에서 마이크로티칭 형태로 운영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좋아요. 주로 소규모 인원으로 특정 주제에 맞춰 운영하니까, 흥미나 필요에 맞는 수업을 찾아보길 추천해요.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아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부담 없이 유튜브 등을 살펴보는 정도의 관심도 괜찮으니 관련 정보를 계속 접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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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는 대구 대륜중학교 홍대화 선생님의 수업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홍 선생님이 공들여 만들고 있는 환경에서 성장할 학생들의 미래가 기대되네요.
선생님들의 생생한 수업 노하우를 공개하는 공도피플,
다음 인터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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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피지컬 컴퓨팅·ChatGPT 결합 수업 노하우 알려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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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공도 | 대표 송용남
서울시 성북구 안암로 145 고려대학교 자연계 산학관 5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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